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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이윤(伊尹)이라는 인물이 경전화(經典化, Canonization)되는 궤적을 추적한다. 필자는 이를 통해 경전 속의 내용이 반드시 순도 높은 역사적 사실이지는 않을 수 있음을 말했다. 경전에는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어가는 문화적 기억이 담겨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역사적 사실인 것은 아니다. 일군의 역사가들은 경전은 물론 전래문헌, 출토문헌, 고고학 자료 등 가용한 모든 자료를 사용하여 역사적 사실을 밝히려고 한다. 필자는 그것이 가능하고 또 필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경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재구성된 서사가 승화하여 경전의 한 부분을 이루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윤의 이름과 행적은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상서(尙書) 에 전해진다. 이 때문에 유교 사회에서는 그를 최고의 현신으로 인식하고 칭송해 왔다. 게다가 그 이름을 상대(商代) 갑골 복사에서 찾을 수 있기에 그가 실존 인물이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실존 인물로서 이윤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전국시대의 사람들이 상대의 현신이라는 커다란 권위가 관식(冠飾)된 이윤의 이름을 공인하였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문헌에 기록된 그의 행적들은 중구난방이다. 이윤의 역사적 사실로서의 행적은 전국시대에 이미 알 수 없게 되었다. 이름[名]은 존재하되 실질적 내용[實]은 공백으로 남겨진 상황 아래, 당시 사람들은 자기 논설의 입론을 위하여 그의 행적을 상상하고 변용하여 재구성했다. 바꿔 말하자면, ‘실존 인물로서의 이윤’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 ‘이념적 인물로서의 이윤’이 다수 만들어진 것이다. 한 인물의 행적이라는 실질적 내용의 공백이 상상의 자유 지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키워드
- 제목
- 공인된 권위, 잊힌 행적, 만들어지는 서사 ― 이윤 관련 문헌을 중심으로 ―
- 제목 (타언어)
- Authorized Authority, Forgotten Deeds, and Constructed Narratives: A Study of Texts Concerning Yi Yin
- 저자
- 성시훈
- 발행일
- 2025-05
- 유형
- Y
- 저널명
- 동양철학연구
- 호
- 122
- 페이지
- 73 ~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