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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논문은 양계초(梁啓超, 1873~1929)의 사상을 서구 근대사상과의 단순한 변용(transformation)으로 한정하지 않고, 상호문화적 교섭을 거쳐 자기화로 나아간 사상적 전유(專有, appropriation)의 과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변용의 또 다른 표현인 문화변용·문화적응(acculturation)은 외래 사상과의 접촉 및 교섭을 통해 이루어지는 변화의 과정을 의미한다. 본 논문은 이러한 문화변용의 과정을 토대로, 그 교섭을 내면화하여 새로운 사유 체계로 재구성하는 단계로서 전유(專有, appropriation)의 가능성을 논하고자 한다. 양계초의 사상은 서구 근대사상, 특히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의 사회계약론(Du Contrat Social) 과 중국 유가사상의 상호 교섭 속에서 전개된 결과물이다. 그는 서구의 개념을 단순히 도입하거나 외형적으로 변형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도덕관념과 결합하여 문화적 자기화(cultural self-internalization)를 실현하였다. 이러한 사유는 문화 간 상호침투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창출하는 문화변용·문화적응(acculturation)의 과정을 거쳐, 나아가 그것을 자기 철학으로 통합하는 전유(appropriation)의 단계로 발전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여, 양계초가 루소의 ‘자유(liberté)’, ‘평등(égalité)’, ‘일반의지(volonté générale)’ 개념을 유가적 언어인 ‘공의(公意)’와 ‘공덕(公德)’의 담론으로 연결하고 재맥락화한 과정을 분석한다. 특히 ⟪로사학안(盧梭學案)⟫(1901)을 중심으로 전유의 가능성을 검토함으로써, 사회계약론 이 동아시아 전통의 도덕적·공동체적 논리 속에서 재해석되었음을 밝힌다. 동시에, 양계초가 루소의 사상 중 개인의 자유를 공공선의 윤리로 통합하려 하였으나, 공덕(公德) 중심의 윤리가 신민(新民)의 자유권을 제약할 가능성 또한 내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따라서 본 논문은 양계초의 루소 해석을 단순한 사상 수용이 아닌 수용과 교섭을 넘어선 사상적 진화, 즉 철학적 자기화의 과정으로 규정한다. 이를 통해 근대 정치사상의 동아시아적 변용과 그 사상적 자생성을 조명하며, 서구 근대성의 일방적 확산이 아닌 상호문화적 재창조와 자기화의 지적 실천으로서 근대 중국 사유의 독자적 역동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키워드
- 제목
- 사회계약론의 동아시아적 해석: 양계초의 루소 수용을 통해 본 사상 전유의 가능성
- 제목 (타언어)
- An East Asian Interpretation of The Social Contract: Exploring the Possibility of Intellectual Appropriation Through Liang Qichao’s Reception of Rousseau
- 저자
- 이재규
- 발행일
- 2026-01
- 유형
- Y
- 저널명
- 현대유럽철학연구
- 호
- 80
- 페이지
- 63 ~ 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