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센비키야의 멜론
Lee Sang and Senbikiya's Melon
  • 박현수

초록

이상은 1937년 2월 도쿄에서 죽음을 맞았는데, 도쿄에 간 지 6개월도 안 되어서였다. 이 연구는 죽음을 눈앞에 둔 이상이 왜 멜론이 먹고 싶다고 했는지 해명하려 했다. 식민지 시대 멜론의 위상에 접근하는 작업은 이상의 바람이 지닌 온전한 의미와 함께 당시 멜론에 의해 이루어진 과일의 위계화 논리를 밝히는 논의이다. 이상의 언급에 나오는 ‘센비키야(千疋屋)’는 근대의 개막과 함께 도쿄, 나아가 일본 전체를 대표하는 과일가게로 자리 잡았던 곳이었다. 센비키야는 고급 과일의 도입에도 매진했는데, 그 과정에서 ‘머스크멜론’은 센비키야를 대표하는 과일로 부각되었다. 이상은 1936년 10월 동경으로 향했다. 혼인한 지 얼마 안 되는, 도쿄에서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그리고 이미 폐결핵이 위중할 정도였던 이상은 왜 도쿄로 향했을까? 이상이 병든 몸을 이끌고 도쿄로 간 이유를 직접 밝힌 적은 없지만 김기림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우회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멜론의 인기에는 이국의 과일에 대한 동경, 달리 표현하면 근대에 대한 열망 역시 크게 작용했다. 거듭된 품종개량을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된 멜론은 서양에서 온 가장 비싸고 귀한 과일로 자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더 맛있는 과일이라는 명분의 심층에는 위계화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주의, 나아가 제국주의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었다. 멜론에도 제국주의의 논리가 자리 잡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죽음을 앞두고도 멜론을 통해 근대의 맛과 향을 느끼려 했던 이상의 바람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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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상과 센비키야의 멜론
제목 (타언어)
Lee Sang and Senbikiya's Melon
저자
박현수
DOI
10.20881/skl.2025..78.017
발행일
2025-08
유형
Y
저널명
한국문학연구
78
페이지
705 ~ 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