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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내전이란 어떤 정부와 그에 대항하는 같은 나라 내의 비정부 세력이 해당국의 정치적 권위나 영역 지배라는 내적 주권을 둘러싸고 다투는 무력 분쟁이다. 한편 계엄이란 내전적 상황에 대응하거나 이를 인위적으로 창출하는 적대이다. 한국문학은 내전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언어화하는 한편, 계엄하의 군대와 경찰에 대치해 민주주의적 상례의 회복을 지향한 문학으로서 전개되었다. 한국현대사가 내전, 긴급조치, 계엄으로 점철된 예외상태하의 문학이라는 인식이 있거니와, 한국의 현대문학은 민주와 독재 사이, 아노크라시 상태에서 전개된 문학이기에 민주화와 분배의 정의 실현을 주요 과제로 하였다. 본고에서는 광주와 4ㆍ3이라는 계엄과 학살의 문제를 다루었던 한강 작가의 2024년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와 20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 12월 7일의 ‘한강의 노벨 강연’, 12월 10일의 노벨 문학상 시상식 생중계를 모멘텀으로 하여, 계엄과 한국문학이 맺는 관계를 視差(Parallax)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특히 한강의 독특한 소설 작법으로서의 2인칭이 사건을 현재화하는 방식과 작품 자체가 解嚴의 장치로 기능했던 12ㆍ3 이후의 역할에 주목할 것이다. 한강 문학은 4ㆍ3과 5ㆍ18의 계엄 선포와 집단 학살을 서사화함으로써 한국문학과 내전이 맺는 관계를 세계문학의 전면적 의제로 제기했다. 계엄은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대상의 직접적 제거를 주요 목적으로 삼기에 ‘죽여도 되는 존재’로서의 내부와 외부의 적에 대한 규정을 창출하며 적을 제거하는 폭력적 기능을 수행한다. 한국문학이 오랫동안 주목했고, 한강에 이르러 세계적 공감에 도달한 문학적 의제가 바로 ‘죽여도 되는 존재’의 집단적 창출이라는 역사와 이에 저항하는 문학이라는 문제였다. 특히 『소년이 온다』의 사정거리는 1980년 5월 18일, 2009년 1월 20일, 2014년 4월 16일, 2024년 12월 3일이라는 한국 당대의 고유한 시간들과 한국문학의 대응들, 지구 곳곳에 만연한 “또 다른 광주”들에 걸쳐 있다. 방법적으로는 『소년이 온다』에 관한 당대 비평, 노벨상 발표 후 담론, 12ㆍ3 비상계엄 사태 이후의 재담론화를 매개하는 담화적 해석을 시도한다. 아울러 한강에의 적대와 계엄에의 비호와 같은 최근의 움직임이 신자유주의하의 지구적 내전과 어떻게 연동되었는지도 일부 논하겠다.
키워드
- 제목
- 계엄과 한국문학― 한강의 질문,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죽은 자가 산자를 구할 수 있는가”에 대해
- 제목 (타언어)
- Martial Law and Korean Literature, Han Kang’s Inquiry― “Can the Past Aid the Present,and Can the Dead Save the Living?”
- 저자
- 황호덕
- 발행일
- 2025-12
- 유형
- Y
- 저널명
- 대동문화연구
- 호
- 132
- 페이지
- 121 ~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