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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악서고존 은 거대한 학문의 업적을 남긴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완숙의 경지에 다다른 시점에서 저술한 책으로, 당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음악의 양식을 제안했다는 점과 한국 미학의 특수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귀중한 옥고라 할 수 있다. 악서고존 은 이제까지 국악 이론서로 연구되어 왔으며, 실제 국악 연주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이론적 결함을 꾸준히 지적받아 왔다. 이글에서는 악서고존 을 순수 형식인 이론적 측면과 주체의 생명감을 중시하는 실제적 측면을 통합하는 미학이론서로 논하였다. 정약용은 옛 음악의 양식을 세워낸 성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양식을 고안했다. 정약용의 시대에도, 주공의 시대에도, 공자의 시대에도 기존은 존재했으며, 그것들 또한 처음 등장하던 시기에는 새로운 것이었다. 성인이 자연으로부터 얻은 법상(法象)은 사실상 자연 그 자체는 아니었다. 그것은 자연을 마름질한 성인의 창작이었다. 삼분손익법 또한 본래는 없었던 법칙이었다. 성인은 자신의 시대에 맞는 ‘율’을 제정한 사람이고, 그것은 성인의 생각으로부터 비롯되어 사회 전체가 따르는 ‘율’이 되었다. 자연의 소리는 때마다 곳마다 다르다. 자연에는 결코 동일한 반복이 없다. 끊임없이 소산하는 것이 자연의 본래 이치이다. 이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 율법을 제정한 것은 인간이었다. 12율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준칙이며, 인간에 의해서 새롭게 고안될 수 있는 하나의 양식이었다. 또한 우리 조상들에게 ‘하늘의 이치’는 제 마음 안에 있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교리가 아니었다. 그러니 자기를 갈고 닦는 일이 곧 ‘천리’를 얻는 길이고, 우주만물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이었다. 나아가 음악은 바로 이 수신에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활동이었다. 어떤 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양식을 제안하는 시도는 이전 것을 폐하고 새것만을 따르자는 것이기보다는 이전과 다른 채널을 더하자는 뜻이다. 새로움을 추구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예술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키워드
- 제목
- 『악서고존(樂書孤存)』에 담긴 정약용의 음악 미학 연구
- 제목 (타언어)
- A Study on Jeong Yak-yong's Music Aesthetics in Akseogojon
- 저자
- 김현미
- 발행일
- 2025-05
- 유형
- Y
- 저널명
- 한국철학논집
- 호
- 85
- 페이지
- 299 ~ 332